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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불가사의-고대]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역사와 신화

by reco-content 2025. 11. 2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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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숲의 여신을 위한, 바닷가 초대형 ‘성지’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은 한마디로 말해서 **“그리스판 초대형 성지 + 관광·상업 복합센터”**였어요. 지금의 터키 서해안, 에페소스 근처 평야에 세워졌고, 사냥·자연·다산을 관장하는 여신 아르테미스에게 바쳐진 신전입니다. 기원전 6세기쯤 리디아 왕 크로이소스의 지원으로 대리석으로 다시 지어지면서, 당시 기준으로 “세상에서 제일 큰 신전” 급 규모를 자랑했죠. 순례객과 상인들이 사방에서 몰려와 제사를 드리고,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기념품도 사고 가는 곳이었기 때문에, 에페소스는 이 신전 덕분에 지중해의 부자 도시로 성장했습니다.

2. 파르테논 2배, 기둥만 127개 – 압도적인 스펙

고대 기록에 따르면 이 신전은 길이 약 115~130m, 너비 55~70m 정도로, 아테네 파르테논의 거의 두 배 크기였다고 전해져요. 전체를 둘러싼 대리석 기둥이 무려 127개, 높이는 18m 정도에 달했습니다. 일부 기둥은 아마존 여전사 같은 신화 장면이 새겨진 화려한 조각 기둥이었다고 하고, 지붕과 박공(삼각형 부분)에는 여신과 신화 장면을 그린 조각들이 빼곡했다는 기록도 있어요. 안쪽에는 다산을 상징하는 여러 개의 유방이 달린 특이한 형태의 아르테미스 상이 봉헌돼 있었고, 금·은·보석·상아 장식이 어마어마해 “들어가기만 해도 돈 냄새 나는 신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죠.

3. 불타고, 다시 짓고, 또 불타고… 드라마 같은 역사

이 신전의 인생 스토리는 꽤 드라마틱합니다. 먼저 초기 신전은 홍수로 망가지고, 그 뒤에 지어진 대리석 신전은 기원전 356년, 헤로스트라토스라는 남자가 “유명해지고 싶어서” 불을 질러버립니다. 도시 사람들은 분노해서 “이 인간 이름은 절대 기록하지 말자!”고 법까지 만들었는데, 역사가들이 또 꼬박꼬박 적어 둔 덕분에 오늘날까지 이름이 전해지죠. 이후 에페소스 사람들은 더 크고 화려한 버전으로 신전을 재건했고, 로마 시대까지도 여전히 7대 불가사의로 손꼽혔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약탈·지진·침략을 겪고, 결국 3세기 고트족의 공격과 이후 기독교화 과정에서 완전히 파괴되었어요.

켈수스 도서관
에페소스의 켈수스 도서관

4. 지금은 ‘기둥 한 개’지만, 상상 속에선 여전히 초대형

오늘날 에페소스를 가 보면, 아르테미스 신전 자리에는 기둥 한 개 짜리 유적과 돌 조각들만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옆에는 “옛날에 진짜 엄청 컸다니까요…”라고 말해 주는 안내판과 복원도 몇 장이 전부죠. 하지만 고대 작가들이 남긴 묘사, 발굴된 기둥 조각과 토대, 그리고 현대의 3D 복원 덕분에, 우리는 여전히 머릿속에서 대리석 기둥 숲 사이로 순례객과 상인들이 북적이는 장면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은 “실물은 거의 사라졌지만, 문명·종교·경제까지 한꺼번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건축물”로 남아 있고, 7대 불가사의 리스트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존재가 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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