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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 문명의 탄생

역사와 신화

by reco-content 2025. 11. 1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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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명의 탄생 – 강가에서 시작된 도시들

인간의 문명이 한 줄로 쭉 이어진 단일한 ‘순서’로 존재한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필요 속에서 문명이 동시에 싹텄다. 가장 이른 문명으로 보통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문명을 꼽는다.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 유역에서 도시 국가, 쐐기문자, 지그라트와 같은 신전 건축이 발달했다. 비슷한 시기 나일 강을 따라 이집트 문명이 등장해 피라미드와 파라오 중심의 신권 정치가 이루어졌다. 인더스 강 유역의 하라파·모헨조다로, 황허(황하) 유역의 중국 초기 문명까지 더하면, 인류 문명의 “첫 물결”은 네 개의 강가 도시 문명이 동시에, 그리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펼쳐졌다고 볼 수 있다.

고인돌

2. 고대 제국과 철기의 시대

초기 도시 문명 이후에는 더 넓은 영토를 다스리는 제국들이 등장한다. 오리엔트 지역에서는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제국이 차례로 번성하며 문자·법전·도로망·우편 제도 등 행정 기술을 발전시켰다. 지중해 주변에서는 그리스 도시 국가들이 철학, 민주정, 과학적 사고의 토대를 놓았고, 이어 로마가 광대한 제국을 세우며 법과 건축, 행정 체계를 유럽 전역에 퍼뜨렸다. 인도에서는 마우리아·굽타 왕조가 불교와 힌두 문화를 통합하고, 중국에서는 진·한을 거치며 중앙집권 국가의 모델이 완성된다. 이 시기 문명들은 서로 교역과 전쟁을 반복하며, 실크로드와 해상 교역로를 통해 기술과 종교, 사상이 퍼져나가는 “고대 글로벌 시대”를 만들어냈다.

3. 중세 문명 – 단절이 아닌 재구성의 시기

서유럽에서는 로마 제국 붕괴 이후 흔히 ‘암흑기’라 불리는 중세가 찾아왔지만, 실제로는 문명이 멈춘 것이 아니라 재구성된 시기였다. 서유럽은 기독교를 중심으로 봉건제가 자리 잡았고, 수도원과 대학을 통해 지식이 이어졌다. 같은 시기 이슬람 문명은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번성하며 수학, 의학, 천문학, 철학에서 눈부신 성과를 냈고, 고대 그리스·로마의 지식을 보존·발전시켰다. 동아시아에서는 수·당·송·원·명으로 이어지는 중국 왕조와, 이를 받아들이고 변형한 한반도와 일본의 문명권이 발달했다. 즉, 문명의 ‘순서’를 단순히 서양 중심으로 볼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지역 문명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며 복잡하게 얽혀 있던 시기로 이해해야 한다.

4. 근대 이후 – 산업 문명과 지구적 연결

15세기 이후 신항로 개척과 대항해 시대가 열리면서, 유럽 문명은 바다를 통해 전 세계와 직접 연결되기 시작한다. 이어 18~19세기 산업혁명으로 서유럽과 북미는 기계·공장·자본주의가 결합된 새로운 산업 문명을 형성했다. 이 과정에서 제국주의와 식민지 지배라는 폭력적 재편이 벌어지며, 비서구권 문명들은 큰 상처를 입는 동시에 근대 국가 체제로 재구성되었다. 20세기 이후에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류 문명은 더 이상 ‘서로 다른 문명들의 나열’이 아니라 하나의 지구적 시스템 안에서 상호 의존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오늘날의 문명 순서는 “어느 문명이 먼저냐”보다는, 인류가 어떤 방향으로 함께 나아갈 것인가를 묻는 이야기로 바뀌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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